2019. 9. 23. 03:14ㆍ카테고리 없음
얼마전 SKT와 지상파 3사가 뭉친 토종 OTT 인 웨이브가 공식 출범해서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CJ ENM 이나 JTBC 도 통합 OTT를 위해 손을 맞잡은 상황입니다.
이제 기존 TV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이른바 코드커팅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코드커팅이란 단어 그대로 선을 끊는단 의미입니다.
그동안 가정 내에 케이블TV나 위성TV 같은 유선방송을 이용했던 것에서
별도의 선이 필요 없는 온라인 기반 동영상 서비스로
이동해가는 시청 행태를 뜻하는 것으로
더이상 10대나 2049 세대에게 TV는 필수매체가 아닙니다.
아마 이러한 흐름은 점차 50대나 60대로까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당장 한국만해도 5060세대들의 경우 뉴스 보도나 시사부문 만 따지고보면
이미 TV에서 유튜브로 갈아탔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TV는 그냥 드라마 보는 용도)
그래서 뭐 2049세대는 넷플릭스에 10대나 5060세대들은 유튜브에 빠졌다는 보도나 각종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그동안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독주했던 넷플릭스는 현재 큰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더이상 넷플릭스 천하가 아니거든요.
북미지역의 경우 이미 기존 경쟁자인 아마존이나 훌루가 거세게 치고 올라오고 있고
올 하반기 디즈니나 애플의 자체 OTT 서비스가 런칭됨에 따라 넷플릭스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동안 거대 미디어 제국인 디즈니가 자체 OTT 인 디즈니+는 물론이고
폭스를 인수함에 따라 훌루까지 완전 접수하면서
(지난 5월 2대 주주인 컴캐스트 지분까지 먹었고)
훌루와 디즈니+ 쌍끌이 체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위협할 게 뻔한 지라
넷플릭스의 위기감은 더욱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넷플릭스가 타깃으로 잡은 곳이 바로 아시아입니다.
그 중에서 한일양국인데 중국이나 인도같은 인구대국들이 있는데
일본은 그렇다 치더라도 왜 한국을 공략하는거냐 묻는데
넷플릭스 미서비스 지역
중국이나 인도는 넷플릭스에게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일단 중국은 서비스 자체가 불가한 상황이고 (그리고 그 사이 자체 OTT가 장악했고)
인도같은 경우는 핫스타란 OTT 기업이 압도적으로 독주하는 상황인데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합니다. 넷플릭스는 거의 바닥을 기는 수준이고)
참고로 핫스타는 원래 폭스 소유 기업으로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함에 따라
현재 주인이 디즈니입니다.
디즈니 입장에서는 훌루나 디즈니+ 로 북미나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 여력이 있고
핫스타로 인도시장을 꽉 잡고있는 상황이니
넷플릭스 등 경쟁자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상황이라 판단됩니다.
특히 인도시장 장악이 의의가 큽니다.
그러다보니 넷플릭스 입장에선 아시아 시장에서 노려볼만한 시장이 바로 한국과 일본시장인데
넷플릭스는 한국과 일본 시장을 노리지만
동시에 한국의 드라마나 일본의 애니메이션같은 해외에서 먹혀드는 킬러 컨텐츠를 이용해
향후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 등을 공략하고자 합니다.
그러다보니 넷플릭스도 이 점을 여러차례 직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을 쌍수들고 환영하는 이유도
넷플릭스에 의해 한드도 한단계 진화할 것이란 기대때문에 그런것 입니다.
넷플릭스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로는 대표적으로 킹덤이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한국가입자수 (위)
넷플릭스내 한국 컨텐츠 (아래)
아무튼 그렇게 각고의 노력 끝에 초반엔 다소 부진하긴 했지만
2018년 이후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 안착에 성공했으며 현재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런칭하는 디즈니+ 또한 조만간 한국시장 진출이 확실시되는데
디즈니의 경우 넷플릭스 등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확실한 강점이 있습니다.
바로 마블입니다.
다들 알겠지만 한국은 마블민국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적인 마블 소비국이고 그동안 막대한 수익을 거둡니다.
그게 1차시장이든 2차시장이든 불문하고 그러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디즈니+ 에서 마블 컨텐츠로 밀고 들어온다면 먹힐 가능성이 100% 입니다.
그러다보니 넷플릭스 입장에선 기분나쁜 부분도 있습니다.
기껏 새로운 시장 개척해서 들어왔더니 디즈니가 또 따라 들어오니까
게다가 마블이란 한국에서 무조건 먹히는 컨텐츠를 들고 오니 초조하겠지요?
하지만 디즈니 +에게 마블이란 컨텐츠가 있다면
넷플릭스에겐 유료방송 (케이블 유선방송나 IPTV) 시장 점유율 2위에 빛나는 LG란 강력한 파트너가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초반 부진을 딛고 한국시장 안착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LG 유플러스와 제휴때문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상파들의 연합체인 한국방송협회에선
넷플릭스와 LG 유플러스의 제휴를 부당하다 외국 기업과 결탁해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그동안 기득권으로 꿀빨던 지상파가
케이블과 종편에 쳐발리는데 이어 넷플릭스까지 치고 들어오니
괜히 발작하는거 아니냐는 비판적 의견이 많은 편입니다.
이들의 동맹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강력하게 일치해서 맺어집니다.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비빌 든든한 언덕이 필요했고
LG 유플러스 입장에선 그동안 이동통신이나 방송분야에서
SKT나 KT에 눌려 지내다 그들을 제낄만한 강력한 컨텐츠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둘의 동맹은 성공적이란게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그러다보니 LG입장에서 더욱더 넷플릭스에 매달리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 LG 유플러스는 하현회 부회장의 주도로 상당히 공격적인 전략으로 임하고 있는데
넷플릭스에 이어 구글 (유튜브)는 물론 미국의 버라이즌, 영국의 보다폰 등과도 동맹을 맺고 있는 상황입니다.
참고로 하현회 부회장이 구광모 LG회장보다 22살 많음 22살 어린 주군 모시랴
여기저기 뛰어다니랴 노익장 과시하고 계십니다.
아무튼 그래서 툭하면 LG에서 넷플릭스나 유튜브 관련 요금제나 이벤트를 쏟아내는 것도
이러한 동맹관계 때문에 그러합니다.
그러다보니 SKT나 KT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SKT의 경우 LG가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손잡고
공격적인 확장전략으로 나오는 것을 크게 경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냐면 주도권을 LG한테 뺏길까봐 그렇습니다.
그래서 SKT가 선택한 동맹은 바로 지상파 3사 (KBS MBC SBS) 입니다.
그렇게 런칭한게 바로 웨이브입니다.
SKT가 900억을 투자해 30% 지분을 확보해 1대 주주로 등극하고
그 다음 지상파 3사가 각자 23.3% 지분을 가지고 참여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SKT나 지상파 3사가 똥줄이 탔다는 점입니다.
위에서 말했지만 SKT 입장에선 LG가 외국기업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손잡고
거세게 몰아부치는게 상당히 위협적인지라 이에 대한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였고
특히나 과거 수십년간 우물안 개구리로 기득권을 누리며 제대로 꿀빨았던 지상파 3사의 경우는
가뜩이나 CJ ENM이나 종편에 치여 하락세 탄것만 해도 서러워 죽겠는데
외국 것들까지 설쳐대니 SKT보다 더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양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고 결국 손을 맞잡게 된건데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지난 수십년 대한민국 미디어를 좌지우지했던 지상파라는 거대한 기득권이 무너졌으며
본격적인 미디어 전쟁이 펼쳐졌다는걸 의미합니다.
뭐 사실 CJ ENM 이나 종편이 성장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해서 사실상 확인사살을 당한 셈입니다.
수십년간 서로 으르렁대던 3사가 생존하고자 하는 몸부림에서 다급하게 손을 잡은 일대 사건이니까요
웨이브의 경우 유료 가입자 기준으로 120만명으로 1위, 넷플릭스 (184만명) 에 이어 2위임
그리고 2023년 말까지 기준으로 유료 가입자 500만명과 연 매출 5000억원을
목표로 정하며 야심차게 출발했는데 물론 이에 대해선 긍정론과 회의론이 엇갈리고 있음
넷플릭스 킹덤 (위)
TVN 미스터 션샤인 (아래)
넷플릭스는 한국시장을 진출하면서 한국 드라마를 킬러 컨텐츠로 선정하고
거기에 사활을 걸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2018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국 드라마 중 돈지랄 제대로 한 대작들은 대부분 넷플릭스 투자를 받았습니다.
글로벌 방영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수십억에서 수백억씩 투자를 받아 제작하는데
오죽하면 넷플릭스와 방영권 계약을 못맺으면 제작비를 충당못해 드라마가 엎어질 정도입니다.
그건 지상파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방영되거나 방영예정인 지상파 대작들도 넷플릭스 자본이 투자됩니다.
그냥 주말드라마나 일일연속극, 아침연속극 빼고 대부분 드라마가 그렇다고 보면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기들이 넷플릭스에 대항한다면서 뭉쳐놓고
정작 넷플릭스 없으면 쫄리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SBS 배가본드
그걸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 막 방영을 시작한 가수겸 배우 이승기, 수지 주연의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의 경우
제작비가 250억이나 투입됐고 절반 정도를 넷플릭스가 투자합니다.
그리고 원래 5월 방영 예정이였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 측에서 자기네 스케줄이 있다고 9월로 미루자며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입니다.
심지어 제작 투자금도 그때 준다고 통보했다는데 솔까 넷플릭스에서 양아치짓을 한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는 눈물을 머금고 수용하고 결국 넷플릭스 스케줄 맞춰서 방영하게 되는데
그만큼 넷플릭스가 엄청 큰 걸 보여줍니다.
이러한 최근의 사례를 보면서 지상파는 더욱더 자체 OTT인 웨이브를 키울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대로 가다간 넷플릭스에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고 이리저리 휘둘릴 수 있거든요.
뭐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이미 휘둘리고 있는 처지지만.
그래서 웨이브도 아시아판 넷플릭스를 천명하며 드라마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데
그 첫 타자가 오는 30일 방영예정인 KBS 월화드라마 조선로코 녹두전입니다.
여기에 무려 100억을 투자하게 되는데
이 작품의 경우 배우 장동윤, 김소현을 주연으로 내세운
전형적인 퓨전사극 + 보르노로 볼 수 있는데
성공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3년전 방영되어 큰 성공을 거두고 배우 박보검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KBS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과 비슷한 느낌으로 그 영광을 재현한다면
대박나는 것이고 웨이브 입장에선 첫 시작부터 산뜻하게 시작하는 것이고
만약 폭망하면 100억이나 들인 웨이브 입장에선 앞으로 부담이 클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00억이란 투자자체가 그 정도로 들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아니 무슨 톱스타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웨이브에 관심있는 게이들은 이 드라마가 흥할까 망할까
그 추이를 지켜보면 될거같습니다.
아무튼 웨이브는 아시아판 넷플릭스를 내걸고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드라마를 킬러 컨텐츠로 선택해서
2019년 100억, 2020년 500억, 2021년 600억, 2022년 800억, 2023년 1000억
총 3000억의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앞으로 드라마 시장에 돈다발이 쏟아진단 소리입니다.
이게 성공하는지 실패하는지 여부에 따라 한국 미디어 시장의 판도가 달라진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어쩌면 넷플릭스나 디즈니 + 입장에선 웨이브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가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CJ그룹과 중앙그룹이 뭉친 통합 OTT입니다.
CJ 자체 OTT 인 티빙을 기반으로 한 통합 OTT 플랫폼의 경우
CJ ENM이 1대 주주, JTBC가 2대 주주로 참여하기로 결정됐다고 알려집니다.
CJ와 중앙그룹의 합작 OTT의 경우 벌써부터
범 삼성가의 결합이란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업계는 물론이고 증권가에서도 온갖 썰들이 난무하는 상황입니다.
또다른 범 삼성가도 여기에 투자하느니 뭐니 말들이 많은데
어떻게 전선이 펼쳐질 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거같습니다.
LG는 넷플릭스랑 손잡고 SKT는 지상파랑 손잡고 남은건 KT인데
그러다보니 KT랑 손잡는거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현재 지상파를 코너에 몰아넣은 주역이 바로 CJ와 중앙그룹입니다.
2018 방송사업자 시청점유율
둘다 2049 시청률도 강점을 보이고 있고 이미 지상파 (MBC,SBS)를 제낀 상황입니다.
이게 오늘날 지상파 몰락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리고 각각 스튜디오 드래곤 (CJ), 제이콘텐트리 (중앙) 이란
요즘 잘나가는 컨텐츠 기업들을 보유중이니
이 둘이 합치면 지상파 연합보다 오히려 더 위협적인 존재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래서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웨이브보단 이쪽 연합을 더 예의주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웨이브 입장에선 지금 넷플릭스, 디즈니 +만으로도 벅차죽겠는데
저 새끼들까지 나서냐며 골머리를 앓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예기치않게 유탄을 맞은 곳이 요즘 한창 기세를 올리는 TV조선 (조선 미디어) 입니다.
내부에선 이제 겨우 시청률 경쟁에서 한숨 돌리나 했는데
이번엔 OTT 전쟁이냐 어떻게 하냐 난감한 기류가 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체 OTT를 만들기엔 역량이 부족하고 어디 붙을지 계산기를 두들겨봐야 하니까요.
다른 종편들은 일단 살아남는게 우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