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25. 04:16ㆍ카테고리 없음
호주에 사는 오리너구리는 참 이상한 동물입니다
200년 전에 오리너구리가 처음으로 학계에 발견됐을 때는 그야말로 혼돈이었다
어찌나 이상하게 생겼는지 박제표본이 처음 박물관에 도착했을 때
영국 사람들은 거짓말이라고 외치며 박제를 부셔버렸습니다
비버 몸뚱이에 오리 머리를 붙여서 만든 가짜인 줄 알았던 것입니다
분명 포유류에 속하는데 입에는 부리가 달려있습니다
혹시 부리달린 개나 원숭이나 고양이를 보셨나요?
당연하겠지만 부리에 이빨 같은 것은 없습니다
고래 같은 특이 케이스를 빼면 이빨없는 포유류는 없습니다
그런데 오리너구리가 사냥은 엄청 잘합니다
왜냐하면 저 부리로 전자장을 감지할 수 있어서
숨어있는 가재 같은 것도 잘 잡아 먹는다는 군요
옵저버 같은 동물입니다
이런 능력을 가진 다른 포유류는 당연히 없고
이것은 상어들한테나 있는 능력입니다
그런데 또 웃긴 것은 오리너구리가 위가 없는 종족이라는 것입니다
밥을 먹으면 위에서 소화시키는 과정이 없이
바로 창자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같은 포유류인 소는 위가 4개나 있는데
오리너구리는 참 편리하게 진화했습니다
그리고 오리너구리는 독침까지 달려있습니다
독을 사용하는 포유류를 본 적이 있나요?
아마 없을 것입니다
독이 있는 물고기나 파충류는 많아도
포유류가 이런 독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참고로 오리너구리의 독은 꽤 강한 신경독이라 찔리면 많이 아프다고 합니다
게다가 오리너구리는 포유류인데 유두도 없습니다
오리너구리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모든 포유류에게 유두가 있는 것이 정상이었습니다
심지어 고래한테도 있는 것이 유두입니다
그런데 오리너구리는 유두가 없습니다 그리고 또 새끼한테 젖을 먹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젖을 먹이냐 하면 새끼가 엄마 털을 빨고 있으면
엄마의 땀샘에서 모유가 나옵니다
무엇보다 제일 이상한 점은 오리너구리가 포유류인데 알을 낳는 다는 것입니다
포유류의 대표적인 특징이 알이 아니라 새끼는 낳는다는 것인데 말입니다
한국 고대 신화에 보면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났다는 말이 있기는 합니다만요
종합하자면 오리너구리는 조류의 특징도 가지고 있고 상어의 능력도 가지고 있고
파충류처럼 독도 가지고 있는데 정작 포유류가 가지고 있어야 할 유두도 없고
새끼는 알로 낳는다는 것입니다
포유류의 모든 특징을 정면으로 거스르는데도 불구하고 오리너구리는 포유류입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오리너구리를 어디로 분류할지 골머리를 썩히다가
그냥 오리너구리 과라는 과를 새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오리너구리는 오리너구리과가 되어 버렸습니다